2011년 5월 27일 금요일

[매일경제]지갑 삼켜버린 `스마트폰`

 계산대에서 지갑이 아닌 스마트폰을 꺼낸다. 계산대 판독기에 스마트폰을 대자마자 순식간에 계산이 끝난다.

주머니 속에 자리를 차지했던 지갑 기능을 이제 스마트폰이 대신하게 됐다. 두 대의 스마트 단말기가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ㆍ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을 통해서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이 마침내 26일(현지시간) `구글 지갑` 시스템을 공개했다. 구글은 이날 뉴욕에서 씨티은행, 마스터카드, 스프린트 등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 지갑` 시스템을 금년 여름부터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오는 8월 이동통신 제휴사 스프린트의 구글폰인 삼성 `넥서스S 4G`로 시작해 점차 다른 안드로이드폰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지역에서는 이보다 빨리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NFC 방식 전자지갑 사업을 구상 중인 애플이나 리서치인모션 등 다른 경쟁자들과도 호환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을 예정이다.

구글의 이 모바일 결제시스템은 NFC칩을 담은 휴대전화를 씨티-마스터카드의 `페이패스` 시스템이 설치된 결제 단말기에 흔들거나 접촉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구글은 이 시스템에 복수의 신용카드를 장착할 수 있고 온라인 할인쿠폰인 `구글 오퍼스`는 물론 상품권도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이 결제시스템이 시행 초기 미국 전역 12만4000곳 이상 매장에서, 전 세계적으로는 31만1000곳 업소에서 이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기관 주니퍼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까지 총 3억대 NFC 단말기가 보급돼 스마트폰 5대 중 1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테파니 틸레니우스 구글 전자 상거래부문 부사장은 "구글 지갑은 차세대 상거래 시스템"이라며 "우리는 오늘 모바일 결제시대의 시작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전자지갑 도입을 통해 2014년까지 245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모바일 결제시장을 주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NFC를 통한 전자결제는 한국에서도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NFC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가장 많이 보급된 스마트폰 시장 중 하나다. 삼성전자의 넥서스S가 20만대 팔렸고 지난달 선보인 갤럭시S2도 5월 말 기준 80만대를 넘어섰다. 6월 초 판매될 팬택의 전략스마트폰 베가레이서에도 NFC 기능이 탑재됐다. 벌써 100만명 이상이 전자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진 셈이다.

정보통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도 사업 추진에 적극적이다. 방통위는 지난 19일 2015년까지 국내 모바일 결제기(동글)의 70%까지 NFC 지원을 확대하고 단말기의 60%에 NFC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제기와 단말기 보급을 확대해 모바일 결제 중 NFC 결제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NFC 기반 조성과 관련한 협의체인 `그랜드 NFC 코리아 얼라이언스`도 운영 중이다. 여기에는 이통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카드사(하나SK카드, BC카드, 신한카드, 마스터카드, KB국민카드), 제조사(삼성전자, LG전자, 팬택), 통신과금서비스제공자(다날, 모빌리언스, KCP, 갤럭시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는 27일 페이팔이 구글을 자사 모바일결제사업의 기업 기밀을 유용한 혐의로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페이팔은 구글에 재직 중인 오사마 베디에 전 페이팔 임원이 페이팔 기업 기밀을 유용했다며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페이팔은 소장에서 "구글과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페이팔 시스템을 적용하는 협상을 할 때 베디에는 구글 입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전자결제 시장에 집착하는 이유는 온라인 생태계의 최상위 영역이 결제서비스기 때문이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 서울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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